"제품을 생산하는 우리 직원, 제품을 사용하는 농민, 제품을 판매하는 특약점, 높은 이익 배당을 원하는 주주, 더 많은 세금을 원하는 정부, 이윤의 사회 환원을 요구하는 지역사회, 이 모두를 위하여 종을 울리는 것, 이것이 기업과 기업인의 사명이다."
"우리가 단결해서 열심히 일하고, 좋은 제품을 생산해 고객이 아주 큰 감동을 받고, 신기술을 자꾸 개발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야만 우리가 다 같이 발전합니다. 여러분의 많은 협조와 분투를 당부합니다."
"기업이나 경영자나 자기의 길을 확실히 견지해야 한다. 기업마다 나가야 할 길이 있으니 자기의 길을 확실히 걸어가야 한다. 경영자는 위대한 꿈과 불굴의 신념을 가지고 기업 목표 달성을 위해 끝까지 밀고 나가야 한다."
모두 일신하이폴리 창업자이신 고 임오순 선대 회장님의 말씀입니다.
지난주, 농업용·산업용 필름 시장 국내 1위 기업이자 초박막 회로기판(PCB)용 전자광학 보호필름 생산 세계 2위 기업인 일신하이폴리의 임동욱 회장님을 반월산단 공장으로 찾아가 만나 뵙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임동욱 회장님은 임오순 선대 회장님의 장남으로 2003년 회사 경영권을 이어받은 후 현재까지 일신하이폴리를 이끌어 오고 계신 분으로, 지난 2022년에는 창립 55주년을 맞아 사명을 일신화학공업에서 일신하이폴리로 바꾸고 하이테크 분야 세계 1위 기업으로의 도약을 힘차게 진행 중이십니다.
현재 농업용 필름 100여 가지 제품은 모두 일신하이폴리가 국내 최초로 개발하고 국내 최대 시장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는데, 농민들에게 일신하이폴리의 제품 브랜드명인 '학표'는 삼성전자와 같은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수출용 제품의 해상 운송시 컨테이너에 싣기 전 최종 포장을 할 때 사용되는 산업용 필름(파레트 스트레치 필름) 역시 국내 최초 개발,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입니다.
특히 세계 최대 화학회사인 듀폰이 생산하는 전자제품용 초박막 회로기판(PCB)용 드라이필름에 부착하는 보호필름과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용 유리 기판업체 코닝사의 액정유리용 보호필름의 최대 공급사가 바로 일신하이폴리입니다. 당초 듀폰은 일본업체로부터, 코닝은 미국업체로부터 보호필름을 공급받았었는데 모두 품질과 가격에서 우월한 일신하이폴리로 공급처를 바꾼 겁니다.
면담 내내 자신감과 당당함이 묻어난 음성으로 저와의 대화를 이끌어 주신 임동욱 회장님의 말씀 일부를 소개해 드립니다.
"창업주이신 임오순 명예회장님께서는 어려운 시기에 일본 중앙대 법대를 나오셨는데 높은 학구열로 염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비를 마련해 학업을 이어가셨다."
"명예회장님은 사람을 믿고 사업을 시작하셨다. 그래서 직원들에 대한 사랑이 각별하셨고, 직원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으셨다."
"나도 입사 후 40여 년, 경영책임을 맡은 지 20여 년 동안 늘 직원들에 대한 처우, 복리후생 등을 가장 우선시 해 왔다. 그래서인지 직원들도 일신하이폴리를 자랑스러워하고 지인들에게 입사를 권유하거나 심지어 가족들이 우리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다."
"우리 회사는 대표적인 장치산업에 속하고, 선제적인 투자가 항상 필요하다. 기계장치를 미리 투자해야 3~4년 뒤에 매출로 이어져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제조업 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인건비, 공장 부지, 기계장치 등의 비용이 너무 비싸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최근 전기요금 상승, 고금리, 고환율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하고 있다."
"1등 제품, 기존에 없던 최초의 제품개발,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기 위해 큰 노력을 하고 있다. 최고 수준의 품질관리, 하자 없는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는데 항상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다."
"지금도 회사의 성장을 위해 새로운 시장, 새로운 아이디어를 항상 찾고 있다."
"우리 회사의 기계장치는 업종 특성상 24시간 가동을 해야 한다. 1980년대에는 많은 회사가 2교대를 실시했지만, 당시 우린 직원들의 건강을 고려하여 3교대를 시행했다. 그래서 주 52시간 근로 시간 단축이 시행된 후에도 인력 문제에 관해 큰 영향이 없었다."
2015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신 바도 있는 임회장님은 말씀을 나누는 내내 때로는 매우 겸손하게, 때로는 매우 당당하게 그간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 앞으로의 미래 비전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회장님 사무실 한 켠에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름답고 신비로운 ‘폭포 수석’이 자태를 뽐내고 있었는데 마치 대한민국 대표 중견기업 일신하이폴리의 높은 위상과 커다란 존재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공장 입구에는 직원들을 위한 휴게 공간으로 '학'이라는 명칭의 카페가 운영 중이었습니다. 거기에 새겨져 있는 임동욱 회장님의 기업 경영의 철학, "스타트업처럼 혁신적으로 사고하고, 50년 기업답게 노련하게 행동하라"를 마음속에 깊이 새기면서 서울로 복귀했습니다.
바쁘신 가운데도 긴 시간 진솔한 대화를 나눠주신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