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이 국제 통상 질서에 혼란을 가중하는 상황에서, 원화 환율 변동성 증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업종별로 상이한 타격의 양상을 면밀히 분석해 맞춤형 대응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장민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6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공동으로 개최한 '중견기업 글로벌 리스크 대응 전략 세미나: 환율편'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특히 대미 수출이 가로막힌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가 크게 영향을 미칠 의류, 잡화, 플라스틱, 화학 등 업종 중견기업들의 경우 수출 대상국 다변화 등 위기 대응 전략을 시급히 가동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장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정책 주요 대상국인 우리나라는 높은 한미 금리차, 내수 부진, 대내 정치 불확실성 등 부가적인 요인으로 여타 국가들보다 더 큰 불확실성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라면서, "대내외 환경 변화의 추이를 살펴, 공격적인 경제 활동보다는 부채 관리나 재무건전성 강화 등 안정성 기반을 강화해 실기의 여지를 줄이는 한편, 전자제품, ICT, 배터리 등 경쟁력 있는 품목의 미국 시장 진출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의 17.8%를 감당하는 중견기업의 글로벌 리스크를 짚어보고, 고환율 지속 및 변동성 증대에 대한 실효적인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세미나'에는 율촌화학, 경인양행, 고영테크놀로지, 우진산전, 원일특강, 조광페인트, 코리아에프티, 코반 등 중견기업 임직원 5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세미나'는 장민 선임연구위원의 '트럼프 2기, 금융·외환 시장 전망' 주제 강연 외에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및 무역보험 활용 전략', 하나은행의 '환율 리스크 헷지 방안' 발표 등으로 구성했습니다.
정민규 한국무역보험공사 환위험관리팀장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따른 수출입 대금 손실을 보전할 수 있는 환변동보험을 비롯해 수출입 금융 지원 제도를 활용한 실효적인 환율 대응 전략을 제안하고, 박종우 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과장은 선물환, 통화스왑, 통화 옵션 등 환헷지 수단을 중심으로 환율 고정 계약을 통한 수익 안정성 확보 및 옵션 활용 환율 변동 대응 방안 등을 소개했습니다.
장진욱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은 "현재의 환율 불안은 대내외 리스크가 결합된 복합적 문제"라면서,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정책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과 외환 리스크 관리 지원이 중요한 시점에 적실한 주제의 세미나를 통해 중견기업에 유의미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최근 5년 간 중견기업 실태조사에서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이 중견기업의 가장 큰 수출 애로로 지목될 만큼 환율은 기업의 단기적 손익은 물론 중장기 경영 전략 수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면서, "트럼프 정부 관세 정책의 직접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한편, 미국의 중국 배제에 따른 풍선효과의 명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업종별 맞춤형 지원 체계가 구축될 수 있도록 정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